Day 12(4월 28일) 낙타로 사막을 여행하다(푸쉬카르)

버스에서 6시 정도 눈을 뜨다.
당초 우려와는 달리 거의 한 번도 깨지 않고 숙면을 취하다.
새벽 갑자기 뇨의를 느껴 운전사에게 화장실을 가게 적당한곳에 대라고 하니 최소 한 시간은 더 가야지 한다. 응급상황이라고 urgent, right now 등 되는 말 안 되는 말 협박 공갈해 5분후 간이 휴게실 비슷한 곳에
정차하다.
기분 좋게 볼일보고 대건과 같이 짜이 한잔하다.
다른 사람들도(특히 여자) 우르르 몰려와 볼일을 보는 것을 봐 말은 안했지만
어쨌든 내덕분에 다른 사람들도 쉬어가다.
2시간 정도 더 가서 버스는 목적지에 도착하고 오토릭샤를 타고 게스트 하우스 있는데 까지와
지미가 방값을 흥정하는 동안 감자 칩 나눠먹으면서 조금 기다리다.
당일 출발예정이어서(밤 10시버스) 2층 방 하나만 잡고 짐 풀고 지미와 같이 조금 걸어
이스라엘 전용 식당에 가서 식사하다.
옥상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전망이 아주 훌륭했고 음식도 맛있게 먹는데
서양인 처녀 3명이 편안히 수다를 떠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숙소로 다시 돌아와 이틀 치 밀린 일기를 쓰고 잠시 숙면을 취하다.
사파리는 오후 3시 50분에 시작되어 낙타를 타고 사막지역을 지나간다.
뜨겁지만 맑고 신선한 빛과 공기, 그리고 좋은 파장이 느껴지고 멀리 산 위에 지어진 고풍스런 건물,
햇빛, 구름의 명암, 길게 이어진 낙타행렬, 가시나무, 물소와 원숭이 떼, 화려한 장식 옷을 입은
인도 아줌마, 생각과 타인에 의해 방해받지 않으면서 이러저러한 긍정적 사념과 명상하는 기분으로
느긋하게 사파리를 즐기다
목표 지역에 도달해 잠시 낙타에서 내려 물과 간식을 먹고 쉬면서 거기에 있는 꼬마들 사진을 몇 장 찍고
섬씽을 요구하는 소녀에게 5루피, 다른 아이들에겐 버럭 고함을 지르다.
주변을 산책하며 사막의 뜨거움 정결함 빛 공기 파장에 집중하여 내 자신 정화와 치유와 온전함에 대해
잠시 묵상하다.
다시 낙타를 타고 원래의 출발지로 돌아가다.
도착해서 가이드(18세 소년, 우호적이고 성실)에게 30루피 팁으로 주고 숙소에 도착해 샤워하고
혼자 2층 뷔페에 가서 식사하다.
스파게티 비슷한 국수와 소스, 카레 비슷한 죽 빵 감자튀김, 야간 버스탈것 대비해서 식욕을 억누르며
절제해서 먹고 나오면서 good food 칭찬을 해주다.
방 열쇠와 번호를 몰라 복도 베란다에서 조금 기다리다 8시 30분 정도 숙소에서 나와 미니버스 한 대로
40분 정도 타고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다.
물 한통사고 아이스크림과 짜이를 먹고 싶은 것 꾹 참고 저녁 10시 넘어서 버스가 출발하다.
국내에서 가져온 담요 바닥에 깔고 버스창문 활짝 여니 밤이어서 그런지 시원하다.
눈꺼풀이 저절로 감기고 버스가 정차할 때 혹시 몰라 오줌을 누고 다시 올라와 푹 자다.

1. 나이스퍼슨 신드롬을 경계하라. 여행 내내 냉철하면서 실제적인 사람이 되라.
2. 여행에 맞는 체질로 내 몸이 변화됨이 느껴지다.
여행 시작 후 10일 넘게 나를 고통스럽게 했던 그 뜨거운 내부열기 설사 머리는 지끈거리고
눈은 충혈 되어 입이 헐고 코피는 수시로 터져 잘 멎지 않는다.
온몸에 꽃이 핀 것처럼 땀띠 비슷한 것이 번지고 그러나 느껴진다.
몸이 점점 강건해지고 온전해짐을, 100일 동안의 여행에 대비해 몸이 저절로 바뀌고 있음을.
실제로 이후엔 여행이 끝나는 날까지 강행군 악조건 하에서 한 번도 아프지 않고
강력하게 여행을 마칠 수 있게 된다.
3. 오늘은 금요일. 말라리아 약을 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