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버그 (조벅)에서 프리토리아로

조폭의 도시 요하네스버그. 출발하기 전부터 그 악명에 대해 익히 알고 있어 약간 두렵고 걱정이 된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 나오니 현지시간으로 아침 7시가 조금 넘은 것 같고 전반적인 공항 분위기 파악을 위해 공항 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집으로 전화해 핸드폰이 작동 되는가 확인해보니 집사람은 없고 영서가 받는다.
BA 항공사카운터가 어디 있는지 확인하고 거기서 예약 확인하며 ticket을 보여 줬더니 뭐 이런 사람이 있는가 하며 쳐다본다.
여행자 수표를 달러로 현금화 시켜했더니 10% 커미션을 요구해 바로 그 나라 현지화폐로 환전 하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하다.
신용카드로 현금 인출과 카드결제 여부 확인하고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선시티 가는 방법과 시내지도를 부탁하니, 공항 안에 있는 여행 가이드 명찰을 단 사람을 소개해줘 공항 밖으로 나오니 버스로는 하루에 한번 10시에 출발 하는 게 있고, 시간은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한다.
그러면 내일은 어떻게 돌아올 것인가.
내일 오전 11시 25분 비행기에 맞추기는 시간이 너무 빠듯해 잠시 고민 하다가 공항 안으로 다시 들어와서, 여행자 수표 200유로를 1200랜드로 환전해 다시공항 밖에 나와 선 시티는 포기하고, 프리토리아로 가기로 결정해 버스를 알아보니 [No bus, only taxi] 400랜드 주라는 것 300랜드로 깎아 택시를 타고 공항을 빠져 나와 1시간 정도 고속도로를 타고 달려 프리토리아 뮤지움에 도착해서 숙소를 물색, 3번째 만에 겨우 싼값(210랜드) 에 깨끗하고 마음에 드는 호텔에 입성해 짐 풀다.
카메라 배터리를 충전시키기 위해 전원을 연결하니 가져온 멀티어댑터가 여기에 맞지 않아 주인에게 빌려 다시 시도해도 실패, 일단 미술관을 관람하고 물어물어 스파에서 멀티A를 겨우 사가지고 숙소로 돌아오는데 길이 헷갈려 숙소를 도무지 찾지 못하고, 시장기가 들어 스테이크 하우스로 가 엄청나게 크지만 아주 맛있는 T-bon 스테이크에 맥주 3병에 만찬 하듯 흡족한 마음으로 잘 먹어치우다.
귀엽지만 제법 점잖은 지배인이 맘에 들어 5랜드 tip을 주고 길을 물으니 너무 유쾌하고 기꺼이 어디 있는지 가르쳐 주는데, 눈에 씌운 것처럼 보이지 않던 나의 숙소가 바로 저기 가까이 있네.
슈퍼에 들러 땅콩과 잡지를 사서 숙소로 들어와 전화기 카메라 작동시키니 기분이 good.
오랜만에 잡지 보며 성적본능이 살아 있음을 확인하고 PM6시 초저녁 그대로 잠에 깊이 떨어지다.

오늘 처음 불확실성, 혼자만의 배낭여행이 먼 미지의 땅 아프리카에서 시작된 것이다.
이 순간부터 모든 것을 스스로 계획하고, 결단을 내리고, 혼자 처리해야 한다.
그러나 별 두려움은 없다. 걱정은 좀 되지만 이상할 정도로 담대해 진다.
아프리카에 도착해 만났던 여러 사람들, 대개 한 결 같이 좋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공항에서 프리토리아까지 데려다 준 순박하고 친절했던 택시기사, 미술관 카운터에 앉아있던 청년, 스파 갔을 때 나에게 잘 생겼다 말하며 물건 값이 조금 부족하다해 얼마 보태준 젊은 아줌마, 계산은 잘 못하지만 넉넉하고 마음 좋게 웃어주는 주인 집 아줌마,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지배인의 정중하면서 따뜻함을 느끼게 하는 대접, Hello, How are you, 기본 인사 없이 바로 본론을 말하니까 계속 그 말을 유도해 내던 공항의 뚱뚱한 처녀 직원(내가 너에게 악의가 없다 란걸 확인하고 싶어서일까, 이런 인사가 없으면 이상케 생각하는 것 같다)
조폭도시 요하네스버그, 그 악명에도 불구하고 여기도 사람 사는 동네.
오히려 순박하고 친절하고 인상적이던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정신없었지만 흐뭇한 하루가 저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