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일째 6월 26일> 남미에 도착, 산티아고에서 시작을

산티아고 베니테스 공항에 비행기가 도착한 것은 현지시간으로 낮12시가 조금 넘고 비자 없이 간단히 입국수속을 마치고 ATM에서 직불카드로 돈(페소)을 꺼내려는데 영어자막이 뜨지 않아 헷갈려하는 것을 공항 안에서 택시나 호텔 중계해주는 agency로 보이는 친구가 도와주고 그쪽 소개로 산티아고 시내까지 가는 택시, 호텔 결정하고 공항 주차장에 있는 차를 타고 산티아고 시내로 돌아오는데 도시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산맥, 만년설을 둘러쓰고 아주 멀리도 아닌 곳에 장엄하게 솟아있는 안데스 산맥에 압도되다.(아콩카과 6960m)
호텔에 도착해 씻고 잠시 쉬다.
숙소를 나와 지하철을 타고 구시가지에 있는 중앙시장을 찾아가다.
해산물로 유명한 듯, 이곳저곳 둘러보다 괜찮아 보이는 식당 2층으로 올라가 해산물요리 추천받아 시키고 조금 있으니 홍합 성게등 해산물이 푸짐하게 담긴 탕을 가져오고 맥주에 곁들어 맛있게 먹고 있는데 거리의 악사가 2층으로 올라와 내 앞에서 연주하기에 베샤메무초를 신청하니 아주 멋들어지게 4명이 서로 화음을 맞혀 불러주고, 정겨움과 따뜻함이 묻어져 나오는 나만을 위한 그네들의 연주를 들으며 즐겁게 식사를 하다.
식사비는 7500페소(13000원). 생각보다 적게나와 나이든 친절한 지배인에게 2달러 팁으로 주고 식당 밖으로 나오다.
다리를 건너 맞은편 과일시장에서 과일을 사다.
한 번도 본적도, 먹어 본적도 없는 과일들이 지천으로 깔려있고 3-4가지 특이하게 생긴 걸로 사서 먹어보는데 자기들은 맛있다고 하는데도 내겐 입맛에 맞지 않아 실험적으로 몇 개 먹어보다 나머지는 그냥 버리다.
아르마스 광장 쪽으로 가는 도중 갑자기 오줌이 마려 화장실을 찾다.
지하철로 내려가는데 거기도 없어 이왕 내려 온 김에 산티아고 최고의 신도심지라는 엘골프 지역으로 지하철을 타고가 그쪽 거리 따라 계속 걷다.
상당히 예술적으로 지어진 현대적 건물들이 아포킨도 거리 양쪽 도로변에 즐비하게 서 있고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한산하다.
깨끗하고 정돈된, 조용한 거리를 산책하듯 가벼운 마음으로 걷는데 가로수에 단풍이 지고 도로에 낙엽이 떨어져 있어 완전히 가을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번화가 쪽으로 나와 프로비덴시아 거리, 쇼핑타운을 구경하고 나와 보니 석양노을이 마포초 강을 따라 온 하늘이 벌것다. 멋진 석양과 도심 속 건물과 가로수를 배경으로 사진을 여러 장 찍다.
숙소에 돌아오는 길에 아까 못 갔던 아르마스 광장으로 가보니 대성당과 궁전 등이 보이며 여기는 완전히 새로운 문화가 펼쳐지고 많은 인파, 많은 볼거리(설교하는 목사, 군중 모아놓고 개그 하는 청년, 줄넘기 묘기하는 사람, 몇몇 야바위꾼, 여자로 분장하고 우리나라 품바 쇼 하는 남자) 남녀노소 어린이들까지 저녁 늦게까지 느긋하게 즐기고, 웃고, 유럽과는 약간 다른 소박하고 서민적인 그들만의 새로운 문화에 흠뻑 빠지다.
햄버거 비슷한 것 하나 먹고 숙소에 들어와 이 닦고 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