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일째 6월 28일 수> 이스터 섬 2

4시에 일어나 선 체조.
바로 숙소를 나와 마을과 해안 쪽 산책하다.
9시 20분 쯤 들어와 보니 이미 가이드가 와 있고 가이드에게 양해 구한 후 아침 맛있게 먹고(빵에 잼, 과일이 풍성. 우유와 커피와 주스) 원래 하루코스 35달러에서, 오롱고등 비 포함 된 곳까지 가기로 하고 50달러에 합의하다.
날씨는 무척 쾌청, 이곳저곳 설명 들어가며 느긋하게 섬 투어하다.
핵전쟁이 나서 전 세계가 풍지박살 나도 온전할 것 같은 섬, 이스터. 가장 가까운 섬도 1800KM 이상 떨어져 있는 남태평양에 떠있는 고립무원의 한 점.
크기는 제주도보다 아니 울릉도보다 더 적은 것 같은데 완전히 문명세계와 고립된 이곳, 이 조그만 섬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무엇 때문에 어떤 기술로 이처럼 거대한 모이야상을 제작했을까.
야후에서 보듯 돌과 돌 사이는 깎아 만든 듯 매우 정교하게 아귀가 맞추어져 있는데 큰 것은 무려 20M가 넘고, 어떻게 운반하고 어떻게 들어 올려 제자리에 세울 수가 있었을까.
모이야상은 수작업으로 제작이 됐고 여기 섬에는 철이나 청동기가 도입된 흔적이 없는 걸로 보아 돌로 만든 연장으로 이 정도의 석상을 완성하려면 얼마만큼의 어려움이 있었을까 짐작이 간다.
이 섬에는 900여개의 모이야상이 흩어져 있고 각자 생김새도 약간씩 다른 것이 어찌 보면 우리 제주도의 돌하르방처럼 투박하면서 정감을 느낄 수 있다.
가이드란 친구는 그냥 보기에도 참 선하게 생겼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우 성의 있고 꼼꼼하게 모이야상과 유적지에 대해 영어로 설명해주고, 서로 소통이 잘 되지 않는 것은 몇 번 반복하는 등 둘이서 가이드의 똥차타고 섬 곳곳을 방문, 점심밥도 먹지 않고 열심히 돌아다니다가 아나케나 해안 비치를 마지막으로 5시 30분정도 투어를 끝내다.
숙소에 돌아와 씻고나와 숙소근처 레스토랑에서 참치 사시미를 주문하다.
손님은 나 혼자.
호젓하게 맥주와 곁들여 아주 맛있고 담백하게 식사하다.
주방장이나 일하는 늘씬한 여종업원들이 상당히 나에게 호의적으로 대한다.
거스름돈 문제로 약간 의사소통에 오해, 바로 거스름돈을 주지 않아 그녀의 호의가 Tip을 바란 의도적인 것으로 생각해 순간 내심 불쾌하고, 그러나 그건 나의 착각.
잠시나마 의심했던 것이 미안해 물도 사지 않고 바로 들어와 잠자다.
썩 괜찮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