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일째 (7월 16일 일) 프랑스인 친구와 대서양 트롤링 바다낚시

아침 시간은 언제나 분주하다.
6시에 일어나 키미테 붙이고, 선 체조.
7시 30분쯤 아래로 내려가 아침식사, 계란 베이컨 하나 먹고, 빵과 잼은 손에 들고, 다시 마라톤, 정각 8시에 선착장에 도착.
낚시 시간은 8시부터 1시까지 예정 되어있고 날씨는 어제보다는 좀 더 화창하고 더 잔잔한 것 같다.
프랑스인 두 명과 애들 2명, 한 젊은 남녀 한 쌍, 좀 기다렸다 8시 20분 정도 출발하다.
프랑스 친구와 간단히 대화한 후 초콜릿 나눠 주니(사람과 친해지는 비결 중 하나, 10에 9는 기꺼이, 그 후에는 훨씬 부드럽다.) 다들 좋아라하고, 선장과 조수가 있는 위 층 조정실에 올라 주위 경관 상쾌히 지켜보다.
프랑스 애들과 얘기 좀 나누며 각자 사진을 찍어 보여주다.
조수, 커다란 장구통릴에 두꺼운 낚싯줄, 고래라도 잡을 것 같은 튼튼한 릴 대, 인조루어 바늘에 생미끼로 꽁치를 끼워 나에게 건네줘 트롤링 받침대에 끼워 놓고, 낚시 배가 정박된 상태에서 낚시하는 것은 아니고 일정속도로 배는 계속가고 고기들이 미끼에 달려들어 무는 트롤링 형태.
각자 자기 담당 릴 대가 하나씩 배정된 후 낚시는 시작되고 잡지와 사진으로 봤던 M급 대어를 상상하며 계속 낚시 대를 주시하다.
시간은 배따라 계속 흐르고, 입질은 없고, 파도는 점점 높아지고, 11시가 넘어 갈 때 까지 어느 누구하나 입질조차 받지 못한 상태이다.
조수가 낚시 대에 미끼를 바꿔 인조루어가 여러 개 달린 것을 바다에 던져 넣으니 기다렸다는 듯 바로 입질이 들어오고 일단 후킹 후에 낚시 대를 프랑스인 친구에게 넘겨주니 40-50cm급 되는 다랑어 비슷한 고기가 잡혀 나오고 또 채비를 바다에 넣기가 무섭게 이번에도 입질이 들어와 이번에는 프랑스 꼬마에게 건네주고 세 번째, 낚시를 바다에 던져 놓고 조수가 잠시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낚시 대를 주시 하는데 이번에도 강렬한 입질, 바로 달려가 내가 직접 고기를 후킹해서 릴 링 하자 저항이 제법 심하고 원래 실력 발휘해서 50cm가 훨씬 넘는 다랑어 한 마리 낚아 올리니 모두 축하해 준다.
그 후 부터는 완전히 입질이 끊어지다.
파도가 거세지자 키미테를 붙였어도 멀미가 나 정신이 어질어질, 가슴이 미식미식, 아직 손맛 보지 못한 사람이 절반이 넘지만 낚시고 뭐고 그만 돌아갔으면 하는 맘이 더 앞서고 결국 시간이 되어 배는 회항을 하고 기대 했던 것 보다 저조한 조과였지만 낚시의 속성을 알기에 그리 크게 실망은 하지 않다.
어쨌든 대서양의 푸르고 거센 파도에 맞서 한나절을 보낸 것만으로도 나름대로 좋은 추억으로 남을 듯하다.
선착장에 도착해 거스름돈 덜 받았지만 유쾌하게 넘기고 프랑스인들과 정겨운 작별인사를 나누다.
낚시에 참가한 어른 5명 중 내가 유일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하게 고기를 캐칭한 사람이라 그런지 조수나 고기를 못 잡은 프랑스인들까지 축하해 주고 기뻐해 준다.
아직도 울렁거리는 가슴을 안고 숙소에 도착해 씻고 아래 레스토랑에서 치킨 튀김에 밥 시켜 먹고 한 숨 푹 자다.
4시 정도 일어나 비치에서 바다 쪽으로 500mm떨어진 천연 방조림(작은 섬)을 목표로 수영해 헤엄쳐 가다.
지갑이나 사진기는 숙소에 다 놔두고, 비치에서 파라솔 하나 빌려 거기다 옷 놔두고 수영으로 섬을 일주하다.
천혜의 자연 수영장, 천혜의 자연 방파제.
대서양의 거센 파도를 가로 막고 있어, 비치 앞에는 언제나 잔잔하고 투명하고 완만한 수심을 유지케 한다.
2-3시간 물속에서 놀다 해변을 따라 숙소 쪽으로 걸어오는 길에 튀긴 물고기를 노상에서120R 주고사서 숙소로 와 일단 씻고 씻은 김에 밀린 빨래까지 말끔히 하고, 참 맛있게 물고기를 냉장고안 맥주, 바나나와 같이 탐 크루즈 나오는 영화 보면서 대가리, 꼬리, 지느러미, 눈알 까지 하나 남김없이 씹어서 먹다.
시간은 7시가 넘어 8시가 되고 그냥 어찌하다가 잠에 빠져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