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일째 (7월 20일 목) 뉴욕치과 병원을 방문하다.

아침 6시 30분쯤 잠에서 깨어보니 4인 도미토리에는 나 말고 한명이 더 있고 맞은 편 침대 누어 자고 있는 비쭉 나와 있는 발을 보니 무척 작다.
어제 어렴풋이 사람이 들어온 기척을 느꼈는데 이 친구였구나 생각하며 씻기 위해 샤워장을 가려고 얼핏 스쳐지나가 보는데도 몸이 왜소하고 얼굴이 곱상 한 것 같다.
불연 듯 생각이 스쳐가고 혹시 여자, 하고 다시 보니 어제 본 그 아가씨가 러닝과 팬티만 입고 좀 불안 했는지 문을 살짝 열어 놓고 자고 있는 것이다.
조용히 문을 열고 나가 샤워하고 옷 챙겨 입고 들어와 보니 그 쪽도 일어나있고, 괜히 야릇한 생각이 순간 스쳤지만 지워 버리고, 아가씨에게 어디서 왔는가 물으니 영국에서 온 아가씨(나와 영국 여자완 인연이 있나).
언제까지 있는가 물으니 몇 칠 더.
호텔에서 어떤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 말하고 바로 방을 switch 하겠다한 후 프론트로 내려와 바꾸는 김에 single room(70 달러)에 들어가다.
거기서 간단히 빨래(팬티2장 , 양말) 하고 큰 짐, 작은 짐 하나로 묶어 침대다리에 걸어놓고 맨몸으로 바깥으로 나오다.
2블록 내려와 지하철타고 뉴욕 대학 쪽을 향하다.
워싱톤 스퀘어를 끼고 있어 일단 거기로 가서 구경을 하고, 대학이라 해서 울타리가 있거나 캠퍼스 운동장 따로 있는 것은 아니고 보통 뉴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물에 각 대학이 들어가 있어 겉으로 보기에는 여기가 대학건물인가 일반건물인가 구별이 잘 안가고 어떤 정해진 경계가 없이 산개되어있는 형태이다.
대학 안내 표지판을 보니 그 구역 어디에도 치과대학이나 병원은 보이지도 않고 어제 먹은 중국음식이 과했는지 아침에 볼일을 봤음에도 계속 신호가 온다.
용변을 보기위해 워싱톤 스퀘어 화장실을 찾아보았지만 거기는 도저히 사람이 일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지저분하고 대학 건물을 기웃거렸으나 경찰복 입은 경비원의 카리스마에 압도 되 쉽게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어쨌든 두 가지 일을 해결하기위해 정면 돌파를 시도, 삼엄하게 지키고 있는 경비원에게 가서 일단 치과대학을 어떻게 가는가에 물으니 여기서 조금 떨어진 곳 위치를 설명해주며 지도에 상세히 마크까지 해주는 친절을 보인다.
이제 서로 대화도 나눴고 두 번째 큰일을 시도하니 바로 안면을 바꿔 여기서는 안 되고 스타벅(패스트푸드식당)이나 나가서 해결하라 한다.
치과병원을 향해 그쪽 주변대학도 겸사겸사 구경하면서 걷다가 버스를 타고 해당 street에 내려 좀 걸으니 치과대학으로 추정되는 건물이 나온다.
일단 가중되는 아랫배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근처 햄버거 집에 들어가 음식을 시켜놓고 화장실이 어디냐 물으니 여기엔 그런 거 없다해 어쩔 수없이 일단 시켜놓은 것이기에 다 먹어 치우고 나니 아랫배는 더욱더 팽창, 어쨌든 치과대학 병원으로 가 기웃거리니 여기는 경비원만 해도 몇 명 되는 듯 입구에서 프론트까지 신분확인, 철통같은 경계하고 있고 일단 더 이상 지체 할 수 없어 노인 부부들과 자연스럽게 섞어져 건물에 진입, 화장실에 입성해 큰일을 해결하다.
화장실을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층 병원 쪽으로 올라가보는데 괜히 죄지은 것처럼 찜찜해 병원 밖으로 나오다.
치과병원 주위를 산책하면서 정식 면담을 신청하기로 작정하다.
다시 건물에 들어가 프론트정면에 있는 경비책임자로 보이는 사람에게 가서 눈을 보면서 나의 신분과 여기에 온 취지를 말하며 병원 견학을 요청하니 그것은 절대 허용이 되지 않는다고 말해 다시 한 번 정중하게 눈을 주시하고 사정을 말하니 그럼 병원 관리 담당자에게 소개를 해줄 테니 거기다 말을 해 보라며 나를 병원 제일 위층 쪽으로 데리고 간다.
거기서 어떤 동양계 아가씨에게 다시 온 목적과 병원견학을 요청하니 그건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허용되지 않을 거란 말과 함께 좀 기다리라 하고 얼마 있다 병원 관리담당자(매니저)를 만나 다시 요청하니 그 친구 나를 병원 내 임플란트과 (치주과 연계)에 데려가더니 과 담당 의사를 내게 소개해주는데 이 미국인 친구, 매우 친절하고 우호적으로 내 방문목적을 한국인 임플란트실 부서책임자로 보이는 사람에게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한 후 그 한국인 의사와 간단히 명함을 교환하고 인사를 나누다.
원칙적으로 외부인의 병원 견학은 금지 돼있고 내게 가운을 주더니 가운은 입고 그 동안 쓰고 있던 모자는 벗다.
병원시설, 병원시스템, 분위기, 환자 보는 것 관찰하며 뉴욕대학 연수에 대하여, 임플란트에 관련된 여러 가지 사항에 대해 협조적이고 정감 있는 태도로 대화를 나누다.
그렇게 2시간 넘게 병원에 있으면서 마치 연수 받는 기분으로 환자진료 하는 것 지켜보며 잠시 공부하다가 1시 정도 점심때에 맞춰 작별하고 병원을 나오다.
뉴욕 치과대학 임플란트 과에 대한 내가 느낀 소감은,

첫째.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가 크지 않고 시설이 소박(?)해 놀라다.
최첨단 뉴욕시 치과 병원에 있는 것 답지 않게 설비나 시설이 한국의 일반 대학 병원 수준에 오히려 미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둘째. 한국인 등 동양인으로 보이는 연수생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셋째. 생각보단 환자 수나 수술실이 한산했다.
예약제기 때문에 그렇지만 하루에 얼마나 많은 수술 case 가 잡혀 있는지 궁금하다.
넷째. 임플란트 재료로 3M을 주로 많이 쓰고 있다는 말 (15종정도를 쓰는데 그중에 3M이 1/3 을 넘는다는 말 듣고 내심why 3M인가 의문)
다섯째. 환자에 대한 서비스
간호사나 assistant가 별로 보이지 않았다.
주로 연수생이 보조 업무를 맡거나 담당 의사 혼자 다 하거나 담당 과장이 시술시 연수생이 보조 역할을 해주는 시스템이어서 생소.
; 한국의 치과의사들이 선진의료 기술을 습득할 목적으로 뉴욕 치과대학에 오는데(임플란트에서 커다란 진전을 이루기 위해, 많은 대가를 치루며) 과연 여기서 내가 눈으로만 보는 이러한 조건(분명 내가 알지 못하는 훌륭한 점이 많이 있을 것이다)에서 얼마만큼 그런 목표를 달성 할 수 있는지 솔직히 의문.

병원을 나와 중국 식당 인스턴트 가게에서 5달러짜리 도시락을 싸들고 센트럴 파크 동물원으로 가다.
동물원 벤치에 앉아 도시락 먹고 잠시 누워 낮잠도 자고 동물들을 이곳저곳 구경한 후 동물원을 나와 미국 자연사 박물관을 향하다.
1시간 넘게 센트럴 파크를 횡단해 걷고 좀 헤매다 5시 15분, 폐장을 30분 정도 남겨놓고 그냥 무료로 입장하다.
이것저것 볼 것 다 보고 마지막으로 우주 빅뱅 체험까지 끝마친 후 밖을 나와 다운타운 서쪽 허드슨 강을 향해 걷다.
허드슨 강변도로, 공원을 따라 천천히 산책하다 다시 지하철을 타고 그리니치빌리지까지 가니 어둑어둑 석양이 그리니치빌리지 거리 하늘위로 붉게 물들어지고 동쪽에서 서쪽으로 가로질러 걷다가 지하철을 타고 다시 타임스 스퀘어로 가, 브로드웨이 극장에서 하는 미녀와 야수 공연 보기위해 휘황찬란한 거리를 따라 공연 간판을 보면서 극장을 찾아보다가 시간이 8시 30분이 넘어가 결국 공연 보는 것은 포기하고 완구 쇼핑센터에서 준수에게 줄 마술세트를 사니 다리도 아프고 몸도 지치고, 숙소로 가기위해 43번가 역사 안에 들어가니 이 지하철역이 뉴욕에서 가장 많은 노선이 지나 가는 곳, 숙소로 가는 line 앞에서 7~8번 넘게 숙소가 있는 역사에 제대로 내리지 못하고 지나쳐 왔다 갔다 반복하며 헤매다 완전 그로기 상태에서 결국 14st에서 내려 20st 숙소 있는데 까지 위로 걸어 올라가다.
썩 붐비는 레스토랑이 보여 맥주 한잔시켜 식사하고 숙소 찾아 들어와 씻고 내일 어떻게 해야 8시에 떠나는 비행기에 늦지 않을 것인가 대충 계획 짜고 잠자리에 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