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7 (5월 3일 수) 아쉬운 작별

6시 30분에 기상하여 유고, 독일 기행문 침대에서 훑어보다.
나갈 준비하는데 민지가 지미 보러 들어온 김에 같이 아침 식사하러 쉼터로 가다.
인도여행 책자 보고 있는데 식사가 나와 먹기 시작하고, 민지는 여전이 잘못 먹고 혜경이 합류해
내 것은 다 먹은 상태에서 혜경이 된장찌개 맛보고(의무사항) 먼저 자리에 일어서는데
식사 값은 혜경이 낸다고 해 사양하지 않고 나오다.

1. 오토릭샤 흥정해서 델리국립박물관에 가다.
입장료 300루피에 카메라 촬영 시 300루피 더 낸다는 말에 과감하게 카메라는 디포짓하고
입구에서 검색을 통과하여 1층부터 3층까지 섭렵하다.
건물이 낡고 소장품이 그리 다양하지 않아 힌두교. 불교 신상, 불상 등 종교적 조각품들이
거의 단조로움을 느낄 정도로 계속된다. 몸이 꽤 무겁고 컨디션이 좋지 않다.
어제 삼겹살 때문 아니면 잘 때 에어컨 바람 때문인지 모르겠다.
박물관 실내 의자에 앉아 잠깐 졸다 보니 또 힘이 난다.
열심히 3층 위 아래를 돌아다니고 그게 그것 같은 소장품들을 별 감동 없이 보는데
갑자기 박물관에 정전이 되어 모든 게 캄캄하다.
그래도 명색이 국립박물관이라는 데서 이러니 좀 황당하기도 했으나 그럴 수도 있거니 하며
1층으로 내려와 구석 반지하층에 있는 직원용 식당에 들러 총 9루피 주고 라이스+카레+베지터블 주문해
배를 채우고 박물관을 나오는데 카메라는 안 갖고 들어가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다.

2. 꾸뜹 미나르 유적군을 가다
박물관을 나와 오토릭샤 꾼과 가격흥정을 하는데 지도까지 보여주며 거기가 얼마나 먼지 설명하고
어쨌든 80루피를 60루피로 깎고 유적 군까지 30분정도 달려 도착하다.
입장료는 전체 다해 250루피. 망고 팩 주스 먹고 물 한통 사가지고 유적 군에 입장하는데
거대한 70m 탑 모양의 건축물이 눈에 확 띄고 인도 여행을 하다 보니 입장료가 비싸면
그 겉모양이나 선입감과는 다르게 대개는 그 값을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며
여러 군데 열심히 사진 찍고 돌아다니다.
몸 상태는 태양의 빛을 받고 열기를 쐬니 오히려 좋아지는 이상 체질로 바뀐 것 같이 점점 더 좋아지고
어떤 인도 할머니 한분이 내가 사진을 찍고 있으니까 이곳저곳 사진 찍기 좋은 위치. 각도를
일일이 가르쳐주고. 고마운 마음으로 인사하고 가려니 돈을 요구해 10루피 주다.
여러 군데 사진을 찍다보니 확실히 델리 특히 이 유적군 안에 소풍 나온 아름답게 치장한 아가씨들 때문에
눈이 몹시 즐겁다.
현재 2시쯤. 4시까지는 숙소를 가야 하는데 약간 망설이다 후마윤의 무덤을 보러 가기 위해 릭샤를 타다.
약 25분정도 달려 허름한 공원처럼 보이는 별 볼일 없을 것 같은 곳을 입장료 250루피.
(시간도 없는데, 잠깐 고민하다 소소한 것은 아끼려 하지말자, 버린다 치고)에 입장했는데,
겉보기와는 다르게 완전히 제 2의 타지마할 아닌가.
열심히 멋진 사진을 찍고(무덤입구에 왠 여인의 음영사진) 구경하다.
부랴부랴 3시 30분쯤 거길 나와 오토릭샤를 타고 게스트 하우스에 4시까지 도착하다.
내방에는 여럿이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중이고 나는 일단 샤워하고 짐 챙겨서 아래로 내려오다.

3. 작별
뭔가 성긴 듯 잊어졌을 감정이 느껴진다.
게스트 입구 골목까지 혜영, 미선, 선미, 미영이, 역 입구까지 지수가 따라와 앞으로 일정과 미국연수,
어저께 질문에 대한 답까지 해맑은 웃음으로 이야기해준다(귀여운 자식).
네팔로 떠나는 일행들, 전반적 모든 관계가 우호적이다.
기차 플랫폼에서 전 좌석이 8명에 5개만 확보되어 14시간동안 지옥의 여정(그러나 천국)이 기대된다.

4. 기차 안에서
여행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라고. 19살. 눈빛과 미소가 참 아름다운 청년.
여동생과 예쁜 걸 프렌드가 있고 장차 훌륭한 전기공학도가 되는 것이 꿈.
축구를 좋아해 호나우딩요 팬 이며 호주를 무척 가보고싶어하는, 델리에 사촌형을 만나러 가는 중이라는
그 친구와 저녁 식사를 같이하고, 팔씨름도 해보고. 또 주변 사람들과 같이 물경 3~4시간동안
되는 영어 안 되는 영어로 목 아플 때까지 지껄여 대다.
(민지, 나의 영어가 일취월장한다고 웃으며 얘기하기에 기분이 별로 나쁘지 않음).
10시쯤 되어 전부 자는 분위기에서 지미가 틀어 논 타이타닉주제곡을 들으며 한 베드에서 지미와
위 아래로 엇갈려 불편하게 잠을 청하다.
그러나, 생각보다 덜한 상황. 비교적 숙면을 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