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피라미드를 보다.


아침에 주는 breakfast가 부실해 하나 더 시켜먹고 내일 룩소르, 아스완 일정에 대해 주인하고 한참 이야기 한 끝에 카이로에서 룩소르까지는 기차로 거기서 아스완까지 배를 타고 나일 강을 크루즈 하기로 결정하다.
오늘은 피라미드 관광 일정이 잡혀 있고 원래 9시부터 시작하기로 한 것이 국제 학생증을 만드니 어쩌니 하다 결국 못 만들고 시간만 낭비하다( 역시 편법에는 눈을 돌리지 말자).
9시 40분 택시피라미드 관광을 시작하다.
3명 기준으로 40파운드씩, 그러나 나 혼자 하는 바람에 120파운드 지불하고, 코스는 기자 피라미드 뿐 아니라 사카라 피라미드에 아직 미개발 지역인 다슈르 피라미드까지 전부 관광하기로 하다.
스스로가 FUNNY MAN인 건장한 대머리의사나이; 택시 운전자 겸 가이드. 취미는 무 취미, 단지 있다면 SEX뿐이라는 이 유쾌한 친구와 제일 먼저 간 곳이 다슈르 피라미드.
아직 개발이 덜 되 있어 규모나 부대시설이 좀 허름하지만 덜 상업적인 곳.
피라미드의 원초적 냄새를 진하게 느낄 수 있고, 사람도 한가하다.
거기 좀 못가 근처 만세야란 마을에 들러 포도, 사과, 복숭아 등등 종류별로 푸짐하게 사서 가게 안에 들어가 손수 깨끗하게 씻으니 과일 아가씨도 재미있게 바라본다.
표 파는 곳에서 별 기대하지 않고 국제 교사증을 내미니 별말 없이 절반 할인해주고 주변에 군인들이 지키고 있는데 오히려 자기들이 먼저 접근해 사진을 같이 찍자는 등 친근감을 표시하고 붉은 피라미드 내부로 들어가는 입구에 노인도 자청해서 사진을 찍어주겠다고(나중에 알고 보니 팁을 바라고 하는 행위), 어쨌든 내부까지 다리에 근육통 생기면서 들어가 보고 나와, 멀리 보이는 굴절피라미드를 사진에 담고 다음 코스로 이동하다. 가는 도중 점심식사 하러가 레스토랑 입구에서 음악사들이 연주로 환영해 주는 곳에서 맛있게 식사하고, 사카라 피라미드에 도착해 여행 책자를 가이드 삼아 한 군데 한 군데 보물찾기 하듯 구경하고 피라미드 뒤쪽 사막 쪽으로 넓게 처진 울타리 넘어 피라미드 전부를 뺑 둘러 산책하듯 걷다가 미모의 서구적 아가씨들(우리나라에서 보는 외국 아가씨들과는 생김새가 다르다)을 따라 어느 정도 간격을 두고 같이 다니는데, 그녀들은 유적을 감상하고 나는 더불어 그 둘 다를 감상하니 기분이 몹시 흡족하다.
조세르와 우나스왕을 지나 세켐케트피라미드까지 둘러보고, 저 멀리 아까 갔다 온 다슈르 붉은 피라미드를 신기루처럼 바라보며 마지막 코스인 기자의 피라미드로 출발하다.
가장 규모도 크고 많이 알려져 있는 곳. 기자 피라미드에서 그 악명 높은 낙타 호객꾼과 흥정을 시도하다.
처음에 220파운드 제시, 나는 80파운드 준다하고 그들이 120파운드까지 결국 운전기사가 100파운드로 절충 그러자고 하다. 낙타는 인도에서 타봐 이번에는 말을 타기로 하는데 말을 타고 피라미드를 따라 사막을 도는 게 장난이 아니다.
말은 주인이 함부로 다뤄선지 지치고 예민해져 있는 상태. 몇 번 떨어질 것 같은 위기를 넘기고, 옆에 동행한 피라미드 가이드가 말에게 너무 신경질적으로 대하는 게 눈에 거슬려 몇 번 경고, 거칠게 다루지 말라.
결국 중간에 말에서 내려 혼자 걸어서 관광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하고 말없이 눈으로만 나무라고 혼자 걸어 다니다.
가이드는 안절부절, 그렇지만 아닌 것은 아닌 것.
시간이 늦어 쿠푸의 내부는 관람 못하고(오후 1시 폐쇄) 모든 피라미드 관광을 끝내다.
피라미드 참으로 웅대하다.
하지만 기자의 피라미드는 3개, 30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도시 전체로 보면 생각보다는 규모가 큰 것은 아니다.
기대했던 것보다는 별로다.
어쨌든 현재의 자손들은 오래전 그 몇 개의 피라미드(대표성)를 3천년이 넘게 잘 활용해 덕을 보고 있는 셈이다.
피라미드 입장료도 만만치 않은데 국제 교사증이 위력 발휘하다.
모든 입장료 50% 할인. 썩 기분 좋고 이집트 뿐 만 아니라 모든 관광지에서 영어가 통했으나 군인과 경찰들에게는 전혀 먹통, 결국 영어라는 환경도 필요가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다.
원래 피라미드 관광은 4시 안에 끝나기로 예정 되지만 5시가 훌쩍 넘어버리고, 일정이 바쁜 관계로 택시 운전자에게 추가 비용을 내기로 하고 이슬람 카이로 쪽으로 가 즈웰라 문, 한하닐리, 시타델지역..등 택시를 타고 둘러보다. 생각보다 많은 사원들 지나쳐가다.
6시 넘어 숙소에 돌아오니 거의 파김치.
씻고 짐정리하려면 10시 기차도 촉박하고, 디카를 CD로 저장하기위해 숙소 직원에게 물어보니 모른다하고, ATM에서 돈 인출하는 것, 두 가지 염두에 넣고 비누도 없이 씻고 짐정리하고 좀 쉬고 있으려니 9시 조금 넘어 직원이 노크, inlay 찾고 버릴 것 버리고 언제나처럼 약간 서둘러 부랴부랴 숙소직원(대개 다 친절. 인터넷에 나쁜 평이 뜨지 않을까 염려)과 작별 하고 지하철타고 무바라크역내 기차 좌석에 앉은 시간이 출발 10분전. 저녁도 먹지 않은 채 물 한통, 땅콩 비스킷으로 요기하다.
10시 기차는 출발하고 룩소르에 도착시간은 다음날 8시 30분. 거의 10시간 가야하는데 침대칸도 아니고 좀 고생스럽지 않을까?
기차 안은 에어컨을 너무 틀어 오히려 춥다.
너무 추워 식당 칸으로 가 홍차 한잔 마시고 담요로 몸을 둘둘 감고 잠을 청하다(에어컨 좀 줄여주라 승무원에게 요구. 약간 조정하는 것 같은데 그게 그거다. 어느 누구도, 추위를 느끼는 것 같은데 항의하거나 시정을 요구하는 사람이 없다).

H, E, L
1. 시계가 드디어 멈추다.
2000년 미국 보스톤 임플란트연수 갔을 때 샀던, 그 후로 6년 동안 동거동락, 너무 많이 정이 들어 지금도 차고 있다.
2. 내가 묵은 숙소는 성수기 땐 한국 사람이 절반 넘게, 주인이 여러 명 인 듯. 잘생기고 체격도 좋아 썩 호감이 가는 직원 하나, 매너도 괜찮고 계산 끝난 후 다시 가서 반나절 숙박비 계산해주자 고마워하는 눈치(계산은 정확히).
3. 이로움이 보인다 해도 편법은 쓰지 마라.
대개는 성공치 못하고 성공해도 별것 없다: 국제 학생증에서 또 한 번 교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