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42(5월 28일 일) 룩소르에서 왕들의 계곡

불편하고 추운 2등 칸 기차여행, 잤다 깼다 반복하다.
5시 30분 활동시작.
간단히 씻고 할 일하고 7시 쯤 도착 예정이었던 기차는 1시간 넘게 연착하여 룩소르에 8시 30분 도착하다.
agency, 기차 안에 들어와 나를 확인하고 몹시 서둘면서 (기차가 연착되는 바람에 일정에 차질) 미니버스에 태워 핫셉슈트 여왕 장제전 쪽으로 데려가다.
대충 구경하고 산등성이로 길이 나 있어 산을 오르는 데 누가 나를 향해 소리쳐 가보니 오늘 룩소르 관광을 맡은 가이드. 원래 한 시간 전, 출발 때 합류하기로 했으나 기차가 늦어지는 바람에 지금 join 하고 바로 내려가야 한다는 말에 one minute 말한 후, 계곡 내부를 초스피드로 둘러보고 일행들과 합류하여 버스를 타다.
그 다음 코스는 귀족들의 무덤. 웅장하기도 하고 신비스럽기도 한 피라미드 후대 작품인데 어쨌든 그전 피라미드 보다는 훨씬 수월하게 만들어 지지 않았을 까 생각이 들다.
모든 일행들은 가이드의 지휘에 따라 하나씩 같이 이동하면서 설명도 듣고 말 잘 듣는 초등학생들처럼 행동하고, 나는 익숙하지 않고 느리고 답답하게만 느껴져 혼자 행동하기로 하다.
일단 쫙 먼저 보고 내려와 중간 지점에서 일행들 돌아오기를 기다리다 가이드와 마주 보고 몇 마디 대화를 나누며 정식인사를 하다.(한국 여자친구가 많다고 은근히 자랑)
다른 일행들 다 모이는 시간에 산 중턱에 있는 미 개봉된 무덤 쪽으로 올라가 구경하는데 이것이 더 흥미롭고, 다시 부리나케 내려와 입구에서 가이드와 일행을 기다리다.
가이드가 같이 행동해 줄 것을 내게 요청해 그러자고 하다.
다음에 왕가의 골짜기로 가다.
이번에는 템포를 최대한 늦춰 일행들과 보조를 맞춰 같이 행동하다.
내부 사진 촬영이 절대 금지되어 있었으나 그냥 몰래 한 장 찍다.
(하지 말라니까 그냥 한 번 해보고, 대개 그런 사진들은 거의 삭제된다.)
다음 코스인 기념품 가게에 들러 20여분, 사지는 않고 구경만 하다.
룩소르의 왕과 왕비의 계곡. 그냥 보고 느낄 뿐 의미는 없다.
그 자리에 존재하고 숨 쉬고 열심히 돌아다닐 뿐, 무엇을 얻겠다거나 감동받겠다거나 의미를 부여 한다거나 그것들이 바로 군더더기들. 마음을 비우고 그저 열고 무심히 존재 할 뿐.
오늘 관광은 이걸로 끝난 듯. 일행들을 각자 자기들이 묵고 있는 호텔에 내려주고, 거기서 기차에서 만난 agency와 다시 만나다.
1시 좀 넘어 배에 승선, 프론트에서 바로 방 배정 받고 방에다 짐을 풀고 점심 식사를 배안에서 뷔페식으로 충분히 먹고 내 방으로 들어와 잠에 깊이 떨어지다.
관광 내내 버스 안에서 비몽사몽(장거리 여행 시 기차는 침대칸으로 한다는 교훈을 얻음)
8시 디너, 식사하고 목욕하고 오랜만에 지운과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누다.
전번 공항 면세점에서 산 미니양주병 다 비우고 나일 강 흐르는 소리 꿈결처럼 들으며 불 켠 채로 잠들다.

H,E,L)
1.룩소르- 아스완을 선상 크루즈 여행으로 결정한 이유 색다르고 운치가 있다.
쉬면서 정비 한다는 개념. 식사가 6번 나옴. 최소 50불 절약, 호텔 급 방 시설. 선상 210$ (보통 육로 120$) 그리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2. 점심 먹고 오후에는 거의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씻지도 않고 자다가 디너 시간에 맞춰 간판 위쪽에 올라가 나일 강 주변 경치를 감상하다.
내려와 식사(지금까지에 비해 진수성찬, 썩 당기는 것은 별로) 물 한 병 시키고 맥주는 하나에 25파운드, 회교권이어서 그런지 꽤 비싼 편. 씻고 전화하고 일기 쓸까 하다 내일로 미루고 그냥 또 자다.
3. 기분이 약간 저하되다.
확실히 강은 사람의 기분을 가라앉게 한다.
마음에 뭔지 모를 감정, 외로움이 조금씩 더해지는 것 같다.
유럽여행에서는 단체로 합류 할 것인지 아니면 그냥 혼자 계속 할 것인지 고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