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일째 7월 5일> 쿠스코에서 잉카의 향기를 그리고 리마로.


새벽 4시경 눈이 떠지고 생각보다 한기가 든다.
일단 추운 느낌이 있다 보니 몸은 더 움 추려들고 이불을 한 덩어리로 모아 좀 더 수면을 취하고 5시 40분 정도 자리에서 일어나다.
리마 행 12시 30분 비행기.
10시까지 7시부터 움직이면 3시간 정도는 쿠스코 관광에 여유가 있을 듯.
뜨거운 물로 목욕하고 짐 챙기고(바지는 마르고 런닝은 약간 덜 마르고) 배터리 좀 더 충전시키고 여행책자로 쿠스코 관광정보 공부하고, 원래는 6시에 나가려했는데 여행책자에 새벽에 특히 혼자 나가지 말라고 엄중하게 경고해 7시로 정하고(목조르기 강도, 소매치기, 도둑, 역 주변 밤늦거나 새벽 택시탈것 등등) 짐정리와 여행공부가 끝나자 선 체조 20분 정도 하고 나가니 밖이 환하게 밝아온다.
호텔 직원에게 대충 거리나 방향에 대해 물어 감을 잡고 쿠스코 제일 중심지라는 아르마스 광장 쪽을 향해 가는데 거리는 생각 외로 활기가 넘쳐흐르고 안전에 대해 걱정했던 것이 우스울 정도로 보통 일상적인 시민들의 생활이 잘 이루어지고 있고 경찰들의 관광객 보호가 세심함이 느껴질 정도로(잡상인이 접근하면 쫓아주고 길 안내도 친절하게) 잘되고 있었고 명소 곳곳에 배치되어 치안에 대한 그런 부정적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이 많이 보인다.
쿠스코란 도시가 그리 적은 곳은 아니지만 잉카의 문명을 꽃 피었던 중요한 관광지들이 거의 가깝게 모여 있어 여행책자에서 목표로 했던 중요 관광지들을 상당히 쉽게 하나씩 발굴해나가고 새벽에 아침 운동하는 기분으로 지도에 스크랩한 여행 정보지 들고 빠른 걸음과 런닝으로 쌀쌀하지만 상쾌한 거리를 활보하다.
대성당, 교회 등을 거쳐 중앙 시장에 이르고(여행책자에는 소매치기 천국, 카메라 주의) 오히려 담대해진 마음에 시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여기저기 사진을 정성들여 찍고, 촌스런 관광객 티를 물씬 풍기며 소매치기가 있으면 한번 join 해 보고 싶다는 장난기가 발동하다.
밝고 분주한 보통 서민들의 일상에선 여행 책자에서 인터넷 정보지에서 협박 수준 정도까지 강조한 치안과 안전에 대한 경고가 무색할 정도로 범죄적 어두운 그림자는 발견하기 힘들고 (사람 사는 데가 다 거기서 거기고, 세상 어디라도 조심하면 안전한 곳이고 방심하면 위험한 곳이 아닌가.
괜히 여행객 겁주고, 부정적 이미지만 크게 하는 과도한 경고는 삼가 하자.)
시장에서 여기저기 둘러보다 맛있는 냄새, 닭고기를 백숙으로 삶아 국수에다 섞어주는, 일단 한 그릇 시켜 먹어보니 맛이 그만, 닭고기도 담백하고 국수도 감칠맛난다.
소스에 쳐서 먹으며 닭다리 추가로 하나 더 시키고 워낙 걸신들린 사람처럼 맛있게 먹으니 주인아줌마가 국수에 국물을 덤으로 더 준다.
말끔히 다 먹고 페소가 없어 달러로(3$) 계산하고 맘씨 좋은 아줌마 사진 한 장 찍고 오랜만에 맛있게 배부르게 먹고 기분 좋게 다시 시장을 견학하다.
1달러 주고 몽키 바나나 뭉텅 사서 봉지에 담아 시장을 나오다. 12각의 돌. 잉카 석축 기술의 극치를 보여주는 그곳을 손쉽게 찾아 오랫동안 그 골목을 떠나지 못하고 정성스런 눈길과 마음으로 보고 또 보고, 그 아름답고 신비한 돌담길을 왔다 갔다 하며 그 매끄럽고, 정교하고, 풍만한, 그 커다란 돌과 돌의 만남, 결합, 조합, 이음새 하나하나 마음으로 음미하고 감탄하다.
봉지에 든 몽키 바나나.
만나는 사람, 들르는 곳, 이야기를 나누는 사소한 인연에 덤으로 몇 개씩 떼어주니 받는 사람 모두 함박웃음으로 내 열린 마음의 선의를 기꺼워한다.
마지막으로 잉카의 태양의 신전이었던 산토도밍고 교회에서 멋진 사진을 마지막으로 호텔에 도착하니 10시 10분.
짐 가지고 나와 체크아웃, 비행기 표를 받아보니 2시 40분.
다른 표는 이미 sold out 되어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2시간 정도 시간의 여유가 생기는데 다시 밖으로 나갈까하다 그냥 호텔에서 주는 늦은 조반 시켜서 먹고 호텔 소파에 앉아 밀린 일기 쓰다 보니 12시 30분.
택시 대절해 공항에 도착, 체크인 하면서 6일 부에노스아이레스 비행기(날짜가 연기돼 대기자 명단에 들어있고) 예약 문의하니 직원이 한참 검색하다니 그날 예약이 잡혀있지 않다고 말해준다.
일단 리마 행 보딩 패스를 받고 약간 당황스런 맘 추스르고 은 목걸이 잉카기념품 (10달러) 하나 사고 비행시간이 다 되어 탑승하다.
라파스에선 리마 행 비행기 티켓을 구하려니 250달러 주라하고 여기선 105달러.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나 현지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서둘러 여행에 관한 상품을 계약 하지 말자.
자기가 묵는 호텔이나 믿을만한 여행사를 통해 여행자체를 안전하고 편안하게 만들 수 있다. -짐바브웨와 라파스의 교훈-
비행기에 탑승해 밀렸던 일기 쓰고 TV 보고 웃다보니 3시간은 금방 가고 페루 국제공항에 도착하니, 그 규모나 시설이 산티아고 공항을 훨씬 능가해 막연히 페루가 남미국가들 중에 못사는 나라라 막연히 생각했으나, 실제 인프라나 활력 면에서 주변 국가에 비해 떨어지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짐을 찾자마자 국제공항 출국장으로 이동, 란 칠레 카운터로 가 내일 아침 부에노스아이레스 티켓 확인하니 다행히 비행기 예약은 살아 있고 이왕이면 좀 더 빨리 떠나기 위해 카운터에 문의, 새벽에 1시 15분에 떠나는 비행기가 있다고 하며 전체 티켓이 예약이 되어있는 상태라 11시부터나 스탠바이 가능하다고 한다.
집에 전화해 브라질 아르헨티나 비자 건에 대해 대사관에 다시 확인하라고 하고 공항 안에서 인터넷 1시간(240원) 정도하다.
오랜만에 국내소식 접하니 생소하다.
지운이 핸드백 사고 이리저리 공항에서 11시까지 시간 보내다.
대기자 명단에 올리고 다행히 자리가 나 체크인, 출국수속 밟고 비즈니스 라운지에서 간단히 위스키한잔하며 하루를 마무리 하는 일기를 쓰다.
<공항 vip 라운지에서 6일 새벽0시40분>

1. 가장 위험한 곳이 가장 안전한 곳이고 가장 안전한 곳이 가장 위험한 곳이다.
2. 페루 국제공항에선 타 국가 공항과는 다르게 모든 게 싸다.
그리고 관광객들을 보호하려는 의지나 편의를 제공하려는 정성이 보여 페루에 대한 기존의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되었고 보다 나은 미래를 예측하게 되었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