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일째 7월 7일 금요일> 이과수폭포, 웅장함 보다는 아기자기함.

6시 3O분 정도 일어나 버스 창 밖 풍경을 보며 이것저것 생각.
11시 30분 푸에르토 이과수에 도착하다.
터미널에서 숙소 예약하려다 마음 바꿔 짐을 두 개다 터미널 보관소에 맡기고(시간절약, 훌륭한 선택) 바로 이과수폭포 가는 버스티켓을 구입, 20분 정도 기다려 버스타고 30~40분 후 이과수 입구에 도착하다.
30달러(계속 US달러와 헷갈림.10US ) 내고 버스 출발하려는 것 겨우 붙잡아 타고, 3분 정도 더 간 후 버스에서 내려 공원 입구에 들어가니, 인포메이션 안내원이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를 한다.
어떻게 한국사람 인줄 알았을까( 빨간색 나이키셔츠를 입고 있어서일까) 궁금했으나 그 친구, 폭포까지 기차역에 대해, 구경거리에 대해 이것저것 설명을 해준다.
조금 걸어가니 기차역이 있고 곧 떠나려는 것, 또 재빨리 잡아타고 15분 정도 가서 중간역이라는 곳에 내린 후, 일단은 폭포 위쪽에서 경치를 구경하는데 빅토리아 폭포에 비해 웅장함은 조금 떨어지고 수량이 적은 감은 있으나 훨씬 아기자기하고 여기저기 다양하게 나름대로 장관을 보여주다.
있는 길 없는 길, 이리저리 쏘다니며 계속 사진을 찍다.
등대 전망대를 지나 폭포 아래쪽으로 이동, 산 마르틴 섬에 가기로 정하고 3시 30분까지 들어 갈수 있다고 해 서둘러 가서 배타고 5분 정도 간 후 섬에 도착, 거기서 섬 주변 거닐며 전면에 펼쳐진 폭포를 감상하다. 섬 가운데 산속으로 난 두 갈레 길을 두 군데 다 답사해 거기서도 다른 각도로 폭포를 새롭게 감상할 수 있었다.
3시 30분 정도. 산 마르틴 섬을 배를 타고 나오다.
아드벤투라 보트투어라는 스피드 보트로 폭포 바로 밑까지 가서 그 엄청난 물줄기를 직접 경험 해보는 것을 시도해보다. 일행은 나와 두 연인, 영어는 전혀 통하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친밀감을 주는 한 쌍. 그 친구, 상의는 다 벗고 나도 상의는 다 벗고 구명조끼를 착용하다.
물에 젖어서 안 될 것들은 따로 백 속에 보관.
수가 3명밖에 없어선지, 보트 운전하는 아저씨가 장난기가 동해선지 폭포에 거의 근접하다시피 배를 갖다 대니 바지가 절반 정도 젖고 또 다른 폭포에선 아예 폭포 한가운데로 돌진.
이러다 배가 엎어지는 것 아닐까 걱정하는 사이 엄청난 물벼락을 맞고 나니 정신이 번뜩 나고 기분이 상쾌해지고 그래 다시 한 번 once more 요청하니, 다시 한 번 확실히 온몸을 물벼락으로 흠씬 젖게 만들고 온 마음이 후련해지고, 그래서 3명 모두 다 즐거워하며 짧고 화끈하게 보트 투어를 마치고 상의를 걸쳐 입고 완전히 젖은 바지는 벗어 물기를 짜내고, 바지를 걷어 반바지로 만들어 입고 부리나케 중간 기차역으로 가서 10분 정도 빵 먹으며 기차를 기다리다.
지금 시간이 4시 30분.
기차운행을 5시까지 하니까 시간이 상당히 촉박하다.
어쨌든 종착역 방향으로 가 그쪽 폭포를 관람하고자 기차를 기다리다.
얼마 있으니 기차가 들어오고 와서 얼른 타니 기차 직원이 내리라고 하며 이미 종착역 방향은 close 되어 갈수 없다고 말하며 빈 기차로 종착역에서 나올 승객을 태우기 위해 떠나버린다. 아직 5시가 안됐는데, 거기서 나오는 시간도 있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데도 마냥 뭔가 섭섭하다.
기차를 보내고 기차가 지나간 철로 옆 오솔길을 바라보는데 마지막 종착역까지 5km 남짓 된다는 표지판이 보이고 번뜩 그럼 뛰어가지 하는 생각에 기찻길 바로 옆에 형성된 오솔길을 걷다 뛰다 해 거의 5시가 되어 종착역에 도착하다.
표지판에는 5시 30분, 기차 close라 적어져 있고, 매점에 들어가 물어보니 5시에 기차는 끊기고 지금 정차된 기차가 마지막 기차라고, 다시 기차직원에게 물어봐도 같은 대답. 잠시 순간적으로 고민에 빠지다.
기차는 무시하고 나중에 여기서 입구까지 걸어갈 생각하고 느긋이 이쪽 폭포구경 할까, 그냥 기차타고 얌전히 나갈까 하다가 입구까지는 걸을 엄두가 나지 않아 그냥 순순히 기차타고 나오는데 뭔가 섭섭한 마음이 들고 그리고 괜히 스피드 보트를 탔나, 후회가 되는 걸 바로 마음 전환.
오늘 이 정도면 충분히 폭포구경을 했고 즐겁고 유쾌한 시간 된 것에 만족하기로 하고 기차타고 입구로 오는 동안 우리나라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친구들( 턱수염이 같은 모양에 신나게 떠들고 웃는 모습이, 또 하는 태도가 여간 귀엽고 나름대로 매력이 있어 계속 주시) 재미있게 노는 모습을 보면서 역사에 내려 버스타기위해 입구까지 걸어 내려오다. 활이나 민속품 파는 곳에서 활은 국내까지 보내기가 그래서 입 바람으로 부는 새총, 조잡하지만 예쁜 피리, 오색실로 짠 지갑을 사가지고 버스 기다려 타고 터미널에 도착하니 6시 30분 정도 된다.
내일 비행기 예약도 해야 되고 여기서 바로 브라질 포스도 이과수 쪽으로 넘어가기로 작정하고 티켓을 물으니 거기 매표구 아줌마가 바로 지금 떠나려는 저 버스가 그거라 해 부랴부랴 짐 찾아 차비로 우리 돈 1000원인 3실링(한나라와 나라 국경을 통과해서 가는 차비치곤 세상에서 가장 싸지 않는가 싶다.) 내고 버스에 타다. 버스는 우리나라 시내버스처럼 가는데 마을마다 서고 가고를 반복 하는 게 도저히 국경을 통과하는 버스라 믿기지 않아 옆에 말이 전혀 통하지 않을 것 같은 시골 아주머니에게 몇 번이나 브라질 포도수 이과수 지명을 말하며 확인하고 결국 얼마 가니 아르헨티나 출입국 관리소가 나와 간단히 스탬프만 받고 통과.
2~3분 더 가니 이번에 브라질 쪽 입국 심사.
버스에 탄사람 중 해당사항은 나 혼자 뿐, 출국신고는 스탬프하나 찍으면 그만이나 입국심사는 신고서 작성해야지 이것저것 시간이 걸리고(그래도 엉성하기는 마찬가지) 10분 정도 후 시골 점원 비슷한 친구가 입국스탬프, 여권에 찍어 ‘땡큐’ 하고 나오는데 버스는 간데없고, 약간 황당했으나 어쨌든 입국이 됐으니 어떻게 되겠지 하고 있으니 저기에서 한 사나이 등장.
택시로 centro까지 12실링(4000원) 말해 나는 그냥 버스로 가겠다고 주장하다가 숙소얘기가 나와 이것저것 호텔을 보여주는데 가격도 싸고 구미가 당겨 그중하나 선택하다.
10실링 먼저주고 결정한 호텔로 가는데 이 사나이가 또 괜찮은 친구.
첫 번째 가기로 한 호텔에 마나우스 비행기 예약을 할 수 있나 없나 물으니 없다해 바로 그 옆 다른 호텔을 소개해주고, 여기는 호텔이 만만치 않고 가격이 좀 비싼 것 같다하니 호텔 지배인을 잘 아는 듯 몇 마디 하더니 갑자기 50달러가 30달러로 싸지고 내일 비행기 예약하는 것까지 끝까지 호텔 측에서 챙기게 하더니 악수를 청하고 작별을 청한다.
상당히 멋있는 사나이.
여기는 무슨 택시 운전사가 이리 카리스마가 있는 가 내심 감탄.
너는 썩 괜찮은 친구다(직원에게 통역케 함, 영어가 전혀 x)말하고 진심에서 나오는 감사의 악수를 하고 헤어지다.
호텔이 비싸면 비싼 값을 한다고(비록 30달러에 들어왔어도) 상당히 깔끔하고 체계가 있다.
여기에 한국인 아버지에 일본인을 어머니로 둔 친구가 종업원으로 있어 상당히 친근감이 들고 영어도 잘 통해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누다.
내방에 들어가 씻고 선 체조 정성껏 하니 9시가 넘어간다.
오늘 저녁 웬만하면 단식 할까 했는데 의지와는 달리 배속에는 뭔가 좀 달라고 아우성이고 아래 프론트로 내려가 근방 레스토랑 부탁하니 상세하게 설명해주는데 밤중에 나가는 거라 얼마 전에 브라질에 폭동이 일어났다는데 여기 치안 상태가 괜찮은가 묻고 안전하고 괜찮다고 말을 듣고 일단 나와 보니 여느 밤거리와 똑같은 일상생활들(학생들 집에 가고, 연인들 데이트하고, 남자들 퇴근하여 귀가하는) 이 펼쳐지고 여기도 또한 똑같이 사람 사는 곳.
나는 편안하게 밤거리를 거닐며 호텔에서 소개해준 곳을 찾으니 저기 레스토랑이 눈에 보이는데 늦은 시간인데도 사람들로 북적인다.
자리하나 차지하고 앉아 이리저리 사람들 먹는 것을 보니(언제부터 메뉴판대신 그 식당에 있는 사람이 먹는 게 무언가를 먼저 본다) 안내 책자에서 보았던, 브라질에서 대표적 음식으로 추정되는 쇠꼬챙이에 고기를 꽃아 바비큐모양으로 구워 썰어먹는 그런 것을(슈라스코) 먹고 있지 않은가.
그렇지 않아도 브라질가면 꼭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것저것 가릴 것 없이 종업원 불러 저 테이블에 사람들 먹는 걸로 가져다주라 시키고 맥주 한 병 따로 시키니 맥주병을 와인처럼 얼음 박스 안에 넣어 가져오고 메인요리 이전에 여러 종류의 야채와 감자 등 스끼다시도 풍성하다.
워낙 쇠꼬챙이 바비큐에 기대가 커서 다른 것은 가볍게 입만 대고 기다리는데 드디어 기대했던 것이 나오고 큼지막한 5덩어리 소고기 등심 비슷한 것을 토마토 양파와 같이 쇠꼬챙이에 끼우고 소스를 발라,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고, 그런데 꼬챙이에 끼워진 한 덩어리가 보통 양식집의 스테이크 보다 더 커서 과연 몇 개나 먹을 수 있을까 하는데 종업원이 친절하게 한 덩어리를 빼내 썰어줘 먹어보니 겉은 약간 태운듯하나 속은 부드러운 육질이 살아있어 맛이 일품이다.
밥 하나 시켜 맛을 천천히 음미하기도 하고 우악스럽게 뜯어먹기도 하다 보니, 어느새 5덩어리를 다 먹고 만다.
아까 앞 테이블 남녀는 둘이 먹고도 두 덩어리를 남기던데, 어쨌든 나는 맥주 2병에 그것들을 혼자 다 해치우고 옆에 정성껏 시중을 드는 여종업원에게 배를 툭툭 치며 배부르다는 제스쳐를 취하니 순간 함빡 웃는 게 꽤 귀엽다.
총 51s(2만 5천원) 카드로 계산하고 여종업원에게 팁이라도 주고 싶은데 잔돈이 없어 미안하다.
기분 좋게 숙소로 들어와 이 닦고 부에노스에서 준수주려고 산, 얼치기 마술 기구로 장난치다 잠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