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일째 7월 11일 화요일> 마나우스를 떠나 상파울로로.

오늘 계획; 2시 30분에 비행기가 떠나니까 첫째, 마나우스 전통시장에 갈 것(아도우 포리스보아 시장).
둘째, 일본인이 한다는 아마존 자연박물관에 갈 것.
셋째, 오페라 광장에 갈 것(아마조나스 극장).
둘째는 택시로 밖에 갈수 없어(편도 25달러) 버스타고 갈수 있는 다른 아마존박물관 가는 걸로 변경.

아침 6시 30분 정도 일어나 게으름 좀 피우고 간단히 선 체조 하고 브렉퍼스트 하러 호텔에 물어보니 No Brec.
전번 호텔에서는 30R에 맛있는 아침식사가 나오고 또 여행안내는 얼마나 친절히 잘 해주었는가.
숙박비는 60R 로 두 배지만 모든 게 전번 호텔만은 못하다.
영어는 거의 한마디도 통하지 않고 그래도 프론트의 사내는 남미인 특유의 여유로움과 선량함이 얼굴에 묻어있다.
호텔을 나와 시내 중심지로 이동.
지도를 보고 대충 시장 부근이거니 짐작을 했으나 정확한 감은 잡히지 않고 브라질 화폐가 별로 남지 않아 돈을 인출하려 ATM 을 찾으니 은행은 많은데도 ATM은 보이지 않고 겨우 은행 직원이 가르쳐준 곳에서 돈을 인출하고 시내 번화가를 지나치며 시장가는 길 4번 물어 겨우 시장에 도착하다.
메인 시장을 건너질러 어제 선착장에서 보았던 수산, 과일 시장 쪽으로 가니 몹시 바쁘고 활기 있고 번잡스러운 게 내 적성에 맞는 곳.
아마존에서 잡은 큼지막한 생선들로 넘쳐나고 옆 칸은 아마존에서 나는 여러 가지 열대 과일들로 산을 이루고, 닭고기에 찐 밥을 파는 곳에서 4R 주고 사먹다.
좀 더 돌아다니다 이번엔 생선을 우리나라 매운탕 식으로 시장에서 즉석으로 끓여 파는 곳으로 가 5R 주고 머리와 꼬리까지 맛있게 먹어치우고 주인 아줌마에게 칭찬에 덕담하고 사진 한 장 부탁하니 몹시 부끄럼을 탄다.
어장을 나와 시장 주변 항구를 산책하다.
시장 뒷길로 가 단팥죽 비슷한 걸 먹는 것 발견하고 뭔가 뭔지 모르지만 이것도 호기심이 생겨 또 다시 try, 행상 아가씨에게 하나 부탁하니 과일즙에 설탕과 기타 알지 못하는 여러 가지를 섞고, 먹는 것도 먹는 방법을 몰라라하니까 파는 예쁘장한 아가씨가(주위엔 동네 총각인지 추종자인지 3~4명이 진을 치고 있고) 손수 정성스레 이것저것 넣어 만들어주고, 하는 것이 갸륵해 여기서도 사진 한 장 찍어주고 시장 본점 안쪽으로 들어가니 여기는 기념품 민속 공예품 등 여러 가지 일상 도구를 팔고 목이 말라 환타하나 사먹으려다 어떤 아저씨 코코넛처럼 보이는 열대과일에 대롱을 꼽아 먹는 게 전에 외국에서 먹어본 기억이 나 또 하나 주문하니 1R.
나머지 한 방울까지 다 빨아먹고 시간을 보니 어느새 11시가 넘어가고 이제는 서서히 접고 짐을 싸러 가야할 시간.
길이 생소해 어림잡아 가다보니 어제 본 오페라 하우스.
아마조나스 극장이 나오고 그쪽으로 가 외관구경하다가 사진 찍고 내부에 들어가려는데 내부관람을 20분 정도 기다려 가이드와 같이 해야 한다고 해 그냥 호텔로 돌아오다.
짐 싸서 체크아웃 하면서 잘 생긴 프론트 직원에게 공항 가는 버스를 물어보니 전혀 영어는 통하지 않고 대충 감으로 알아듣고, 택시타면 쉬우나 돈 들고 재미없고 버스 타는 게 꽤 복잡해 보였지만 try하기로 하고 bus stop을 찾아 좀 헤매다가 거기서 기다리는데 공항 간다는 309번 버스는 주변이 너무 혼잡해 잠깐 늦었는데 달려갔으나 나를 보았는지 못 보았는지 매정하게 가 버리고 거의 30분 정도 기다려온 버스를 놓쳐버리자 괜히 버스 운전사가 괘씸해지려고 해 바로 택시잡고 공항으로 가려다 아직은 시간적 여유가(택시 42R 버스는 2R) 있어 마음을 느긋하게 먹고 20분 정도 더 기다리니 버스가 다시 오고 공항 가는 버스라고 별로 다를 것 없는 일반 시내버스.
사람들로 혼잡, 40분정도 가서 공항에 도착.
여기는 보안검사 먼저하고 그 다음 카운터에 들어 갈수 있어 입구는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고 겨우 비행시간에 20분 정도 남기고 체크인, 대합실에 앉아서 40분 정도 delay 된 후에 비행기는 상파울로로 떠나다.
자리가 창가 쪽이어서 아마존 강과 가도 가도 끝이 없이 펼쳐진 아마존 정글을 내려다보면서 가다.
도착은 한 시간이 더 걸려 8시가 넘어 9시 가까운 시간에 도착.
부랴부랴 2층 departure 로 가서 전광판을 확인해보니 저녁 9시 40분에 떠나는 마이애미 행 비행기가 있고, 어렴풋이 시간만 잘 맞으면 스텐바이 해 마이애미 저녁 비행기로 갈수도 있겠다고 했던 생각은 틀린 것이 아니었고 지금은 거의 불가능. 어쨌든 마이애미 내일 아침 가는 비행기도 대기자 명단에만 올라 확실히 예약이 확인되지 않는 상태라 그것부터 해결 하는 게 급선무.
아메리카 에어라인 카운터에 문의.
9시 40분 비행기는 이미 만석으로 체크인이 끝난 상태고 내일 거 예약확인을 부탁하니 예약이 잡혀져 있지 않다는 것.
산티아고에서 1일 날 예약연기만 해놓고 그때도 빈자리가 없어 waiting 후 확인해보란 말만 들었는데 이거 참 난감하고 어쨌든 내일 비행기는 일단 대기자 명단에 올리고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것이 내심 불안했으나 빈자리 하나 없으랴 하는 마음으로 느긋해지도록 노력하다.
시간이 10시가 넘어가고 내일 7시부터 체크인 시작하는데 지금 상파울로에 나갈 수는 없는 일이어서 공항에서 하룻밤 지내기로하고 3층에서 파이 비슷한 것 두개 먹고 공항 대합실이 제법 쌀쌀하여 사람들이 주로 많이 비박하는 곳에 자리 잡아 이왕이면 덜 춥게 하기 위해 옷을 최대한 껴입고 담요를 꺼내 덮을까하다 좀 눈치가 보여 담요를 바닥에 깔고 잠바를 이불삼아 최대한 편하게 누워있으니 그런대로 괜찮은 잠자리가 되고 자다 깨다를 반복하며 계속 비몽사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