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일째 7월 12일> 남미를 떠나 천신만고 끝에 마이애미에...

5시 30분 정도 정식으로 깨어 공항 화장실에서 세면하고 7시 정도 A.A 체크인 카운터는 많은 사람들이 벌써 줄이 지어 서 있고 나도 일단 비즈니스 쪽에 줄서고 체크인 순서가 되어 직원에게 가니 컴퓨터로 확인을 하더니 예약이 되 있지 않다는 말과 함께 A.A 사무실로 가 원 월드 규정으로 로셔(위반) 했을 때 벌금내역에 대해 규정 책자로 확인을 하는 등 바쁘게 움직인다.
A.A 사무실에서 나는 산티아고 공항에서 분명 예약일자 변경을 A.A 카운터를 통해 했음을 밝히고 장소변경이 아닌 일자 변경에는 페널티가 부과 되지 않는 것도 확실하게 주장하다.
내 주장이 먹혀들어 check in 카운터로 다시 돌아와 boarding card를 받고 처음엔 이것이 boarding pass로 알고 모든 것이 잘 되었구나 하고 좋아했으나 이것은 대기자용으로 좌석번호가 없는, 이것을 가지고 출국장으로 들어가려하니 스탬프가 찍어져 있지 않다고 해서 다시 돌아와 문의하니 자리가 이미 만석이라 9시에 대기자 탑승 호명이 있으니 그때 오라는 것이고 9시까지 기다려 다시 가니 담당 창구에는 많은 대기자들이 줄을 지어있고 그때부터 이거 잘하면 못 갈수도 있겠구나 하니 내심 초조해지고 예약이 안 된 상태라 오늘 밀리면 다음 비행기로 꼭 간다는 보장도 없고 9시 30분이 넘어 탑승 대기자 명단 발표가 시작되고 마치 수능시험 합격 발표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초조하게 기다리니 5번째쯤에 창 비슷한 발음의 호명에 얼른 가서 접수하니 좌석번호가 찍힌 비즈니스 boarding card를 주어 이제야 확실히 가는구나 생각하니 안도에 한숨이 나오고 카드가 2장이어서 좀 이상했으나 개의치 않고 출국수속을 마치고 출국장 안에서 비행기에 탑승 하려는데 boarding gate에 있던 직원이 또 break를 걸고 한참 저네들끼리 뭐라 뭐라 하더니 겉에 있는 비즈니스 티켓을 찢어 버리고 뒷장에 이코노믹 석 좌석번호가 찍힌 일부만 돌려준다.
거기선 뭐라 말도 못하고 비행기로 들어오는데 자리는 맨 뒷자리 화장실 옆이고 일단 비행기가 뜨기 전에 항의하면 내려라 할 수도 있어서 비행기가 이륙하는 것을 확인한 후 개중 뚱뚱하고 나이 먹은 아줌마 비슷한 할머니한테 이러한 사항에 대해 항의하니 비즈니스는 꽉 차서 어쩔 수 없다는 말과 별다른 뾰족이 듣고 싶은 말을 해주지는 않는다.
계속 문제를 삼아 항의할까하다 어쨌든 자리에 앉아 간다는 사실이 중요하고 내가 제대로 예약을 하지 않아 생긴 문제고 그쪽에서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것 같았고 이것이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은 된다는 생각에 그만두다.
맨 뒷자리는 단 3석.
바로 옆자리는 할아버지와 손자로 보이는 어린애가 타고 있고 비행기 안은 마치 학교 교실을 방불케 하듯, 수학여행을 떠나는 듯 여학생 남학생 이들을 통솔하는 선생님들로 북적이고 승무원들도 들떠있는 학생들에 맞춰 힘들게 분주하게 서빙하고 있고 나도 의자를 세우고 전번에 반 틈 복습하고 남은 여행영어 열심히 공부하고 또 학생들 관찰하고 진땀 빼는 승무원 관찰하고 (A.A 는 거의 아줌마, 할아버지뻘 되는 사람들이 기내 서빙을 담당) 그러다 보니 나름대로 괜찮은 Flight가 되어버리고 오히려 차선을 최선 되게 하라는 말처럼 처음엔 좌석이 후져서 불만스러웠지만 내릴 땐 8시간 정도의 비행시간 내내 온전한 시간을 보낸듯해 마음이 흡족함을 느끼다.
8시간 정도의 비행 후 마이애미에는 오후 6시쯤 되어 도착하다.
생각보다 간단히 입국심사가 끝나고 공항 내의 train 을 타고 수화물에 가 짐 찾고 입국장을 빠져나와 다시 출국장으로 올라가서 A.A카운터에다 아시안 마일리지check 하는데 마일리지를 적립해 줄 수 없다 해, 왜 되지 않는가? 하니 그런 것이 원래 없다고 하고 인포메이션으로 가서 마이애미 지도며 숙박지 등 팸플릿 듬뿍 들고 마이애미 비취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타는데 안내 받은 J.C 가 아닌 J 버스를 1.5달러 주고 타다.(원래 마이애미비치는 둘 다 가는데 사우스 비치는 J.C를 타야 함)
버스에 타고 나서야 이 버스가 내가 원하는 곳까지는 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비치 근방에서 내려 거기 가는 버스, 여러 사람에게 물어 승강장에서 한참 기다리고 있는데 한적한 버스 정거장, 날은 서서히 어두워지려하고 웬 불량스럽게 보이는 덩치 큰 흑인이 마약에 취한 듯이 건들거리며 자기에게 차가 있으니 자기가 데려다 주겠다는 것.
순간 경계심이 들어 담대하게 눈을 보며 never mind 하고 상대하지 않다.
조금 있으니 버스가 오고 사우스비치 중심지에서 대충 내리다.
호텔이 주로 콜린 street 에 밀집 된 것 같아 큰 짐 끌고 작은 짐 메고 가다가 어떤 친구에게 길을 묻는데 그 영국인 친구가 호텔을 잡으려고 하냐면서 얼마쯤 예상 하냐 해서 50달러 정도 생각한다니까 그러면 자기가 묵고 있는 데가 괜찮으니 그리고 가자고 한다.
그 친구 하는 게 붙임성도 있고 악의가 없어 보여( 좀 가볍지만 유쾌하고 좀 들떠있지만 유익했던 친구) 그가 말하는 호텔을 따라가니 나는 혼자고 하루 묵는 거여서 숙박비가 90달러 가까이 나오는 걸 그 친구가 거들어 69달러까지 깎고 (그때는 놀랐는데 그 주변이 거의 100달러가 넘고)내방에 들어와 씻고 바로 나와서 원래하는 식으로 마이애미 밤거리를 walking tour 하다.
주변 거리를 이곳저곳 쑤시듯 돌아다니며 안내책자에 나와 있는 곳 점검도 해가며 숙원 사업이었던 양말 2켤레 사고 (며칠 전부터 사려는데 신기하게 파는 데가 보이지 않음) 돌아다니다 보니 금방 사우스 비취근방 도로와 애비뉴가 파악이 되고 길이 익숙해져 11시까지 헤매고 다니다.
호텔 옆 카페테리아에서 비린내 나는 참치 회 샐러드에 맥주한잔하고 숙소에 돌아와 바로 잠에 깊이 떨어지다.
마나우스에서 마이애미까지.
어제 2시 30분 출발, 상파울로 9시 도착하고 거기서 다음날 10시 출발, 마이애미 오후 6시 도착.
남미 마나우스부터 마이애미까지 28시간이 넘는, 길고 긴 여정이 끝내고 잠에 곯아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