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일째 7월 13일 목요일> 하나의 모험이었던 키웨스트 여행

지상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 최고의 선 셋, 천국의 도시라고 불리는 키웨스트.
원래 예정된 일정이 마이웨이- 키웨스트 합쳐서 4일, 이틀은 까먹고 이틀 남았는데 비행기 연장은 지금 시즌엔 상당히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은 이미 경험했고 그러면 이틀 시간 내에 키웨스트까지 소화해 내야할 것 같다.
버스 당일 투어 신청해서 갔다 오면 제일 무난하고 손쉬운 여행이 될 것이나 안내 책자에서도 환상의 드라이브코스니 뭐니 나를 유혹하고 국제 운전 면허증도 여기를 겨냥해서 딴 것인데 아침 내내 버스인가, 렌트칸가 결정을 못 내리고(차를 렌트했을 경우, 마이애미 시내를 빠져나가 키웨스트까지 250km 가 넘는 길을 과연 잘 찾아 갈 수 있을까 걱정) 8시 정도 프론트에 내려와 렌트카와 버스에 대해 문의하다.
투어버스는 7시에 떠나고 일반버스는 하루에 3~4차례 정도 있고, 갑자기 비가 내리더니 빗줄기가 굵어지고 여행사 있는 곳을 소개받아 23콜린 애비뉴 쪽으로 가서 여행사를 찾는데 보이지 않아 계속 길을 따라 내려오다 렌트카 취급 여행 안내소를 간판을 보고 무작정 들어가니 아주 당차게 보이는 아줌마가 바로 옆 건물에 있는 렌트카 대여 전문점으로 데려가고 거기서 조금 기다려 차를 렌트하다. 렌트비는 여러 가지 옵션에 따라, 차 스타일에 따라, 가격은 달라지고 나는 convertible, open car로 처음엔 망설이다 이왕이면 색다른 경험을 위해 선택하다.
보험료까지 73달러로 결정하고 다음날 11시에 공항에서 반환하기로 하다.
조금 있다 차가 나오는데 차가 생각보다 새것으로 거의 신형.
일단 직원에게 이런 차종은 처음이라 말하고 접는 법, 오픈하는 방식, 작동 법을 배우고 다시 영업소로 들어가 자체 보험을 28불 추가해 다시 들고 차를 타고 거리를 달려보니 승차감이나 안정감이 매우 좋고 타는 게 제법 폼이나 일단 마이애미 시내에서 이곳저곳 드라이브하다.
해변 쪽으로 나가 백사장을 걷는데 비 성수기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한산하다.
게 요리 잘한다는 레스토랑 찾아 헤매다 결국 못 찾고 친절한 렌트카 여직원이 상세히 설명해준 key west 까지 가는 약도를 보며 마이애미를 빠져나온 시간은 12시 정오.
95south도로를 따라 한참 가다가 us1 도로와 합류해야 하는데 그 길이 나오지 않아 일단 톨게이트로 진입해 거기서 다시 확실히 길을 물어보고 다시 되돌아가 계속 직진해서 가다.
카페테리아에서 들러 엄청 크고 길쭉한 햄버거를 두 종류로 시켜 먹고 거기서 다시 한 번 길을 확인하고 2시간 넘게 달리니 키웨스트로 진입하는 무수한 다리가 나오고 여기서부터는 섬과 섬이 계속 다리로 연결되고 그 유명한 세븐 마일즈 브릿지에 진입해선 머리카락 휘날리며 바람같이 질주하고 거기에서 한 시간여를 더 달려 키웨스트에 도착하다.
날씨는 잔뜩 흐리고 바닷물도 덩달아 흐려 기대했던 에메랄드 빛 대서양 쪽빛바다는 볼 수 없었으나 섬과 섬 가장자리마다 별장과 요트로 가득 차 이국적 정취를 느낄 수 있었고, 바닷바람, 맑은 공기 듬뿍 받으며 차 스피드도 무한질주, 오픈카에서 느껴지는 속도감과 짜릿함을 즐기며 키웨스트에 도착하다.
평소 하던 대로 우선 목적 방향 없이 시내를 이곳저곳 쑤시고 다니다.
차를 키웨스트 최 서쪽부근 번화가에 있는 리조트 주차장에 세워두고 주변을 걸어 산책하다. 상가와 거리, 술집, 유명한 레스토랑 디스코텍, 바.....
도시가 compact 하면서 마이애미 보다 훨씬 더 활기차고 생동감이 넘친다.
번화가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식당이나 기념품 가게도 많은 사람들로 분주하다.
크루즈 여객선 떠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고 랍스터 전문점에는 소박한 시설에도 불구하고 큰 식당 안에 사람들로 꽉 차 있어 예약해도 한참 기다려야 할 정도. 값도 싼 것도 아닌데 돈 엄청나게 벌겠다싶다.
8시 정도, 선 셋을 보러 맬로니 스퀘어가 있는 해안 도로 쪽으로 나오니 거기서 사람들을 대상으로 여러 가지 즉석 공연들이 벌어지고, 활기와 이국적 열기, 매혹적인 선 셋이 끝나고 랍스터 전문점에 가 20분 정도 기다리는 동안 남녀 이인조 멋진 통기타 음악을 들으며 신묘한 기타 치는 솜씨에 반해 5$ tip을 주고 자리배정을 받으니 웨이트리스가 반갑고 유쾌하니 맞아준다.
랍스터 시켜 맥주와 한잔하고 돌아오면서 시내 밤거리를 둘러보니 완전히 디스코텍 천지, 더블린 템플 바와 비슷한 젊은이들 위주의 밤 문화가 형성 되고 각 홀마다 젊음의 열기로 뜨겁고 어디서 사이렌 소리 들리더니 술 취한 취객을 경찰들이 연행해가는 장면이 보이는데 세상 어디나 천국의 도시 키웨스트도 밤거리에 비슷비슷한 형태들.
시간은 11시 정도, 숙소 구하기 어중간해 차안에 들어와 바지 벗고 편히 눕다.

H,E,L
1. 오버시즈 하이웨이 (바다를 넘는 길)
50개의 작은 섬을 42개의 다리로 연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하이웨이를 머리카락 휘날리며 무섭게 질주하다.
2. 선 셋 셀레브레이션.
한 시간 넘는 시간동안 수십 장의 사진을 위치를 바꿔가며 키웨스트의 선 셋에 빠져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