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째 (7월 15일 토) 생명을 걸고 하는 산타도밍고의 스노쿨링

6시 30분 정도 일단 기상.
전날 밤 초저녁부터 푹 자다 중간에 깼으나 내리자다.
씻고 선 체조 좀 해 볼까 했으나 몸이 무거워 내키지 않고 8시쯤 내려가 6달러짜리 breakfast 을 먹고 (천천히 꼭꼭 씹어서 햄 계란프라이 맛 일품) 비치로 나가 산책을 하다.
89달러짜리 바다낚시 예약, 다음 날 8시 하기로 하고 계속 돌아다님.
물이 놀랄 만큼 깨끗하고 잔잔하다.
바다 쪽으로 500mm전방에 자연적인 방조제, 방조림이 보이고 거기에 파도가 막혀 안쪽은 호수처럼 잔잔한 가운데 작은 물고기들이 떠다니고 수심도 완만한데 그러면서도 깊은 곳은 수영하기 적당할 만큼, 참 평화스럽고 아름다운 천혜의 비치.
키웨스트는 요트를 위한 섬이라면 여기는 비치 자체로서 썩 괜찮은 곳.
안내소에서 11시에 하는 스노쿨링 구두로 예약하고 비치에서 직접 2층 통로 정원으로 연결된 도미니칸 호텔에 들어가 보니 조경이 마음에 들고 분위기가 괜찮아 여기로 숙소를 옮기려 생각하고 프론트 쪽에 가보니 사람들로 미어터지고, 시간이 없어 돌아오는 길에 잠시 들러 음료수, 맥주, 치약, 빵 한 보따리 사 가지고 호텔로 와 수영복만 챙기고 나오려는데 열쇠를 못 찾아 11시 3분 전 겨우 숙소를 출발, 거의 뛰어서 스노클링 배타는 곳 까지 달려가다.
이미 일행들은 먼저 출발을 한 상태.
안내소 직원이 뭐라 전화를 하니 배 가지고 다시 돌아오고 배 타고 5분 정도 가 먼저 간 두 명과 합류해 해변 쪽을 따라 길게 빠져나와 대서양 쪽으로 보트를 달리니 안쪽은 호수 같이 잔잔하나 방조제 넘어 대서양이 맞닿는 곳은 파도가 장난이 아니고 바다 한 가운데 부목에 배를 밧줄로 묶고 구명조끼를 주기에 굳이 필요 없다고 하니 가이드가 수영 잘하냐고 빙긋이 웃더니 그냥 들어가라고 한다.
스노클링이 익숙하지 않아 처음 짠물 좀 먹다 물 속 깊이 잠수해 보니 수심은 거의 10m 가 넘는 듯 물고기들이 각양각색 지천으로 깔려있고 바닥 쪽으로 깊게 잠수하니 귀가 멍멍해서 결국 바닥 깊숙이 땅에 손바닥 대는 것은 포기하고 가이드가 물고기 유인용 빵을 주기에 내가 먹는 거나 joke하니 웃는다.
바다에서 그런대로 스노클링에 적응해 가는데 파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나중에는 거의 m 가 넘는 큰 파도들이 덮친다.
배는 완전히 엎어질 듯 뒤뚱거리고 파도에 가려 가이드나 일행들도 잘 보이지 않는다.
이거 장난이 아니네.
나 말고 두 사람(연인인 듯)도 꽤 수영을 하는 듯, 결국 여자가 버티지를 못하고 배 있는 쪽으로 헤엄쳐가고 나도 평형으로 파도에 몸을 맡기고 물에 떠 있기만 하고 있는데도 워낙 파도가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락내리락 하니 물 속 에서도 멀미가 나려고 한다.
배가 뒤집어질듯 기우뚱 대는데 저게 뒤집어지면 대서양 한 가운데서(낙동강 오리알도 아니고 생각만 해도 오싹), 일단 배로 가기 위해 그 쪽으로 헤엄을 치는데 그것도 만만치 않은 작업.
겨우 배까지 도달하니 가이드와 일행들도 뒤에서 허우적거리며 따라오고 가이드가 먼저 배에 오르고 여자 먼저 끄집어 올리고 그 다음 내가 올라간다.
가이드란 친구, 배 있는데서 good diver하며 나를 보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일행 중 한 사람은 미련이 남았는지 좀 더 한다고 요동치는 파도 속으로 사라지고, 배위에 잠시 있는데 물 속 에서도 멀미가 날 지경인데 배 안에서는 바이킹이 따로 없고 차라리 바다에 있는데 낫겠다 싶어 다시 물 속 으로 들어가려 하는데 그 친구도 못 견디고 배로 다시 돌아온다.
험난한 파도를 헤치며 능숙한 솜씨로 파도의 곁을 따라 빠르게 배를 모는 것을 보고 그 솜씨에 감탄하다.
배는 출발했던 곳에 다시 도착, 비치 연안은 어쨌든 여전히 잔잔하다.
내리면서 가이드에게 best boat driver이라고 말해 주고 스쿠버 장비 반환하고 돌아와 호텔 수영장에서 몸 풀기 수영 좀 하다 방으로 돌아와 씻고 TV 좀 보며 휴식을 취하다.
그 동안 많이 밀린(월~토)일기를 쓴다.
거의 6시간 정도 일기를 쓰다.
지금 시간 7시23p.m 배는 고프고 밖엔 비가 내리고 뭔가 요기를 하러 나가다.
밖은 놀랄 만큼 후지고 한산하다.
레스토랑 겨우 하나 잡아 얇게 썬 소고기를 끓는 국물에 샤브샤브 식으로 먹고 계산 문제로 웨이터와 잠시 이야기하다.
컴컴한 골목길을 돌아 주변 불량배처럼 보이는 젊은 친구들 사이를 건너서 약간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한 채 무사히 숙소에 들어와 주무시다.

H, E, L
1. 도미니카에선 가능하면 가급적 스노쿨링은 하지 말라.
그리고 수영에 어느 정도 자신이 없으면 절대 안전 조끼를 벗지 말라.
가이드가 구해 줄 거라고(만약의 상황), 그가 자신의 안전에 책임을 져 줄 것이라는 일반적 상식(믿음)에서 탈피하라.
2. 여기는 돌아다니며 관광하러 온 곳이 아니고 쉬어 간다는 의미에서 느긋해 지기로 작정.
3. 비치는 호텔에서 5분 정도 거리
투어 안내소에서 바다낚시에 대해 문의하니 바다낚시배가 있는 곳 까지 안내, 이것저것 차분하게 정보를 주고 하루2번 8시와 1시.
8시는 이미 떠났고 1시배는 join 이 되지 않을 수도 그래서 내일 8시 예약.
4. 바닷가 풍경.
바다 쪽으로 돌출 되어 있는 선착장에 어린애들이 낚시 한다고 낚싯대 없이 줄만 가지고, 어떤 애들은 투망을 가지고 놀고, 벌써 아침에 나가 고기를 잡았는지 배따서 손질 하는 모습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