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일째 (6월 7일 수) 터키를 떠나 체코 프라하

저녁 9시 페티야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버스는 다른 때와 달리 만원. 옆에 사람이 타 무척 불편) 영어 테이프 듣고 호흡 명상하며 12시간 정도 후 이스탄불에 도착하니 아침 9시 30분.
비교적 제 시간에 도착하다.
터미널 안에 있는 미니버스 타고 탁심 근처로 가서 일반 버스로 갈아타고 탁심에 도착하다.
미니버스 운전사도 최대한 친절하게 그 근방 까지 태워 주고, 내려선 학생처럼 보이는 아가씨에게 탁심 가는 길을 5분 정도 같이 걸어 버스 타는 곳까지 안내해 주는 친절을 보이다.
전번 프라하 가는 비행기 티켓을 문의했던 여행사에 들러 310달러 주고 오늘 2시에 출발하는 표로 한 장 끊고, 이번 여행에 버스와 숙소를 예약해준 여행사로 가서 맡긴 짐을 찾고, 사장 얼굴, 넉살 좋고 좀 뻔뻔한 상판대기 바라보며 환담하면서 여행이 어땠냐고 사장이 묻기에 흔쾌히 ‘not bad’ 괜찮았다 말하고 또 고마왔다고 악수까지 해주고 기분 좋게 서로 헤어지다.
사람과의 만남은 인연에 의한 것.
그 사장 덕에 안할 수도 있었던 고생을 좀 더 하긴 했지만 어쨌든 결과론적으로 터키여행을 잘 하고 무사히 끝낼 수 있었던 것에 만족스럽게 생각하다.
시간이 촉박해 서둘러 탁심 근처에서 출발하는 공항버스를 잡아타고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하다.
순조롭게 모든 수속이 끝나고 터키 돈 환전하고 비행기에 탑승하다.
나는 창 옆에 앉고, 내 옆에 북유럽 계통인 듯싶은 한 쌍의 연인이 타고, 아가씨가 얼굴은 괜찮은데 북유럽 특유의 거칠고 뚝배기 깨지는 것 같은 소란스러운 억양 때문인지 영 정감이 가지 않고 좀 거슬리다.
포도주를 한 잔 먹으며 가는 동안 여행 서적을 보며 다음 행선지인 프라하에 대해 공부를 하다.
프라하에 도착해 공항 수속을 마치고 미니버스를 타고 프라하의 중심지, 공화국 광장까지 가다.
여행지도와 나침판 보며 무작정 걷다가 숙소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여행책자에 나온 몇 군데를 물색하기 위해 그쪽 방향으로 걷다보니 성 미쿨라슈 성당과 시청사 시계탑을 지나 까를 교란 다리를 건너게 되고, 이곳저곳 구경하면서 숙소 구하기 위해 몇 군데 가보니 가격이 만만치 않고 유스 호스텔은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데 직관적으로 꽤 그럴듯한 곳이 눈에 띄어 미로 찾기 하듯 거기까지 찾아가(6시정도) reception에다 single room주라하니 오직 도미토리 뿐, 350체코Kc' (2만원)주고 거기에다 방을 결정하다.
방안에는 bed가 10개 넘게 양쪽으로 배치되어 있고 남녀 같이 혼숙하는 곳으로 창가 쪽 제일 안쪽에다 bed 잡아 짐을 풀고 방 밖에 공동으로 쓰는 목욕탕에서 씻고, 나갈 준비를 하다.
날씨가 약간 쌀쌀하여 잠바 입고 프라하 시내를 구석구석 쑤시고 다니는데 번화가나 명소가 한군데 모여 있어 돌다보니 어느 새 주변 경관이 익숙해져 지도 없이도 길이 파악이 되고 꽤 중심지에서 벗어나 거의 변두리까지 돌아다니다 숙소에 돌아오니 거의 저녁11시 정도.
숙소 안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맥주에 소고기 푸딩(아주 맛있었음) 시켜 늦은 저녁을 먹으며 집으로 전화해 오늘 장인 출상에 대해 묻고 이구회 모임에서 해외여행 가는 것에 대해서도 이것저것 이야기 하다.
지운이가 생각보다 평온하고 안정 되 있고, 오랫동안 이야기 하다 보니 전화 걸기 전 약간 피곤하고 우울했던 기분이 오히려 많이 좋아지다.
나에게 힘을 주는 여자, 나를 편하게 해 주는 여자, 나에게 위로가 되고 친구 같은 여자, 단순 담백한 여자, 어린애 같은 소박함을 유지 하고 있는 여자, 나를 실상보다 훨씬 더 신뢰하는 여자.

오늘 하루 이스탄불과 프라하를 오가며 참 분주하고 바쁘게 돌아 다녔던, 비교적 모든 일이 잘 풀렸던 괜찮은 하루.
숙소에 들어와 배터리 충전 시키고 잠을 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