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일째 (6월 9일 금) 프라하를 떠나 빈으로

5시 30분 기상.
주위 사람 방해 하지 않고 조용히 짐 정리하고 샤워하고 흰색 셔츠, 검은 색 바지, 연두색 잠바에 하얀 양말, 깨끗하고 깔끔하게 옷을 코디해 입고 프라하의 아침거리로 짐을 갖고 숙소를 나오다.
많이 익숙해져버린 다리를 건너 강을 따라 산책하듯 위쪽으로 걸어가다.
기차 시간 10시, 출발 까지는 4시간 가까이 남아 있어 충분한 여유를 갖고 마지막 프라하의 아름다움을 좀 더 느껴 보고자 거리를 배회하다.
약간 방심하다 지하철을 찾아 조금 헤매고 기차역에 도착해 남아 있는 체코 돈을 소모하기 위해 간단히 사먹고 나머진 껌과 스낵을 사 완전히 돈을 소진시키다.
30분 전에야 타임테이블에 gate NO가 뜨고 기차를 타고 정확히 10시에 출발하다.
내 자리는 창가 옆, 내 옆자리는 사감 선생처럼 보이는 여자가 타고, 빈까지 가는 5시간 동안 앞좌석의 승객들은 타고 내리고 반복, 차창 밖 펼쳐지는 경치를 즐기며, 생각하고 공부하고 빈에 도착해서 사감 선생 짐을 내려 주니 환한 표정으로 웃으며(웃으니 인상이 180도 달라지고) 작별 인사하다.
우선 제일 중요한 유레일패스, 유료화 시키고 내일 아침 베네치아 행 기차표를 예약하고 (25유로), 한국인 식당을 발견, 컵라면 하나 끓여 밥에 김치에 말아먹고(그전 피자에 케밥 엄청 먹은 후), 큰 짐은 무인 보관소에 맡기고 지하철을 타고 시내 중심가 성 슈테판성당 쪽으로 나오다.
케른트너 거리를 따라 여기저기를 구경하면서 걷는데 색다른 점도 있었으나 프라하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고 여행 책자와 지도와 나침반을 참고하면서 몇 군데 들러 보면서 광장에서 동남쪽으로 계속 걷다.
벨베데레 궁전 근방에서 석양이 저물려 하고 멋지고 특이한 소파가 있는 어떤 곳에 들어가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맥주 한 병 먹으며 차분히 사진 정리를 하다.
어둠이 깔리고 숙소를 못 구해 9시까지 헤매다가 지하철 타고 도나우 강 건너에서 괜찮은 호텔을 겨우 발견.
59유로 가격은 적당, 호텔에 들어와 씻지도 않고 잠에 떨어지다.

H, E, L
1. 바쁜 일정에 굳이 욕심을 부려 그냥 스쳐 간다란 생각으로 가볍게 여행.
2. 여행 시 숙소를 구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또 한 번 절감하다.
3. 유럽에서의 첫 기차 여행이었으나 크게 어려움 없이함.
4. 혼자 여행의 자유스러움. 그러나 고달프고 외롭다는 생각도 든다.